육아하다 허리 망가진 엄마, 필라테스로 다시 일어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허리 아픈 건 ‘기본 옵션’이죠.
하지만 그 통증이 어느 날부터 일상생활까지 무너뜨린다면, 더 이상 참을 일이 아니에요.
이 글에서는 아이를 키우며 심한 허리 통증을 겪고,
결국 필라테스로 다시 일어선 엄마의 실제 경험과 함께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육아 허리통증의 원인과 필라테스의 회복 효과에 대해 다뤄보려 해요.
엄마의 허리가 망가진 이유
분유 잘 먹는 아이, 허리가 버틸 수 없었어요.
우리 동글이는 아기 때부터 분유를 아주 잘 먹는 아이였어요.
그만큼 살도 통통하게 올라서, 또래보다 체중이 더 나가고 안는 것도 벅찼죠.
신생아 때는 ‘이 정도야 다 그렇지~’ 싶었는데,
문제는 아이가 무거워질수록 내 허리는 점점 망가지고 있었다는 거예요.
남편이 워낙 바빠서 육아를 도와주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 모든 무게와 책임이 제 몸 하나에 다 실려 있었죠.
엘리베이터 없는 4층, 안아 키우는 현실
게다가 당시 저희는 엘리베이터 없는 4층 빌라에 살고 있었어요.
외출을 하려면 동글이를 안고 짐 가방을 메고 기저귀, 우유, 물통까지 챙기고
그 무게를 다 짊어진 채 4층을 오르내려야 했죠.
그땐 몰랐어요.
“나는 참을 수 있어, 아이만 괜찮으면 돼.”
라는 마음으로 계속 버티다가, 결국 허리가 휘청거리기 시작했어요.
결정적인 시점은 ‘수면 퇴행’이었어요
동글이가 두돌을 넘겼을 무렵, 수면 퇴행이 심하게 왔어요.
밤마다 자다가 벌떡 일어나 울고, 안아 달라고 소리치고,
안아주면 또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뒤척이고…
당시엔 그저 ‘엄마라면 당연히 이 정도쯤은’ 하고 넘겼지만
점점 허리가 펴지지 않고, 다리까지 저리기 시작하니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졌어요.
아이를 안아올리는 건 고사하고, 양치조차 서서 못 하겠더라고요.
병원에서 들은 의외의 처방: ‘운동하세요’
병원에 갔더니 허리 디스크까지는 아니지만
근육과 인대가 너무 약해지고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의사 선생님이 강조한 건
“꾸준한 운동을 해야 근육이 다시 잡히고 회복됩니다.” 라는 말이었죠.
그때 제일 먼저 떠오른 운동이 바로 필라테스였어요.
산후 운동으로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저는 시작도 못 했던 운동이었죠.
필라테스를 시작하다
처음에는 기구 위에 누워 있는 것조차 겁났어요.
'이거 하다가 허리 또 다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법도, 복부에 힘을 주는 법도 까마득하더라고요.
하지만 선생님의 천천한 지도 아래 호흡부터 시작해서 복부, 골반, 척추를 차근차근 조율해가는 과정이
제 몸에 변화를 만들어주기 시작했어요.
3개월쯤 지나자
-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 뻐근함이 사라졌고
- 밤중 안아 올리는 동작도 훨씬 수월해졌고
- 무엇보다 ‘나도 내 몸을 돌보고 있다’는 심리적 여유가 생겼어요.
왜 필라테스가 효과가 있었을까?
처음엔 그저 ‘운동 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필라테스는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였어요.
왜냐하면 필라테스는 단순히 근육을 단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출산과 육아로 약해진 몸을 ‘안전하게 회복시키는 데 특화된 운동’이기 때문이에요.
전문적으로 살펴보면:
1) 심부근육(Core muscle) 재활에 탁월해요
필라테스는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심부근육, 특히
- 복횡근
- 다열근
- 골반저근
- 척추 기립근
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운동이에요.
이 근육들은 겉으론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를 보호하고, 출산 후 늘어난 근육을 회복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요.
출산과 육아는 이 근육들을 약하게 만들고,
그 상태로 아이를 반복해서 안고 움직이게 되면
허리에 과도한 부담이 쌓여 결국 통증이나 디스크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2) 골반 정렬과 자세 균형을 회복시켜요
임신과 출산 후에는 골반이 벌어지고
척추 만곡이 변하면서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져요.
필라테스는 몸의 중심부터 다시 정렬해주기 때문에
틀어진 골반을 바로잡고, 거북목, 일자허리 등의 자세 불균형을 교정하는 데도 효과적이에요.
무엇보다 다른 고강도 운동과 달리
몸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천천히 조율할 수 있어
회복 단계의 몸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3) 호흡 + 움직임으로 신경계 안정에도 도움
필라테스는 단순히 근육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호흡과 함께 움직이며 몸과 마음을 조율하는 운동이에요.
육아 스트레스로 긴장된 신경계에 ‘쉼과 회복’을 주고,
‘지금 내 몸의 상태가 어떤지’ 인식하게 해줘요.
실제로 필라테스를 꾸준히 한 사람들은
- 수면의 질이 좋아지고
-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하며
-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4) 여성의 몸에 맞춰진 운동 설계
특히 필라테스는 산후 회복, 골반 강화, 체형 회복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출산 후 허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으로 매우 적합해요.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진행하면
산후 디아스타시스(복직근 이개)나
요통, 골반 불균형 같은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필라테스를 하면서 느꼈던 건,
이 운동이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내 몸을 돌보고 다시 만나는 과정이자,
나를 엄마가 아닌 하나의 사람으로 회복시켜주는 시간”이라는 거였어요.
이후로는
허리에 힘이 생기니 아이 안아주는 것도 수월해지고,
하루를 버티는 체력도 늘어나고,
무엇보다 “내가 다시 나를 돌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개월정도 되어가요.
지금은 하루를 무리 없이 보내고,
동글이랑 바깥놀이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어요.
물론 아직도 “아이 안아주는 건 체력 싸움이다” 싶은 순간이 많지만,
이젠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더 커졌어요.
필라테스를 하면서 느낀 건
“엄마의 체력은 아이의 안정과도 연결된다”는 거예요.
육아는 정말 전신 근력 운동이에요.
하지만 정작 엄마의 몸은 돌보지 못한 채 소진되기만 하는 경우가 많죠.
저도 그랬어요. 허리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까지는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어요.
혹시 지금
- 허리가 뻐근하고
- 무릎이 시큰거리고
- 자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깨고 있다면…
그건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엄마도 돌봄이 필요한 시기”라는 신호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돌봄은
필라테스처럼 부드럽고 조용하게
나를 다시 일으켜 줄 수 있답니다.
엄마도 건강하게, 당당하게
육아의 한복판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