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으로 알게 된 육아 노하우/유아 발달 이야기

엄마 껌딱지 된 43개월 아이, 분리불안 시기 행동과 부모의 대처법

동그리맘09 2025. 5. 14. 01:44

요즘 저희 동그리는 정말 말 그대로 ‘엄마 껌딱지’입니다.  
동그리 나이는 이제 43개월, 돌이켜 보면 한두 달 전부터 점점 더 저한테 딱 붙어 있으려 하더라고요.  
그 전에도 엄마를 자주 찾긴 했지만, 3월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로는 그게 더 심해졌어요.

아침마다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고, 등원 준비를 하다가도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오늘은 엄마가 같이 가자” 하고 말해요.  
가끔은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흔들릴 때도 있고,  
“지금 이 나이에 이렇게 집착하는 게 괜찮은 걸까?” 하는 걱정도 생겼죠.

그래서 오늘은 저처럼 아이의 갑작스러운 분리불안으로 마음이 복잡한 부모님들을 위해  

  • 이 시기 분리불안이 왜 오는지,  
  • 어떤 발달 과정의 일부인지, 
  •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면 좋은지 

실제 경험 + 전문 정보를 엮어서 정리해보려고 해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 – 갑자기 시작된 껌딱지 시기

사실 저는 동그리가 유치원도 무난히 다니고, 새로운 환경도 곧 잘 적응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3월 첫 등원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도 함께 흔들렸어요.

아이 입장에서 보면 유치원은 모든 게 낯선 공간이잖아요.  
익숙한 엄마의 품을 떠나 혼자 있어야 하고,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니  
당연히 불안하고 긴장되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벌써 43개월인데?”, “이젠 독립심이 생길 나이 아닌가?” 하는 부모로서의 기대가 있었어요.  
그래서 더 당황하고, 때로는 답답했죠.

그런데 이게 알고 보니,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반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분리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은 단순히 "떨어지기 싫은 마음"이 아니라,
아이의 애착 발달과 정서 발달의 한 과정으로,
생후 6~8개월경 처음 나타나고 만 3세 전후에 또 한 번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어요.

 

뇌 발달과 연결된 자연스러운 현상
이 시기의 아이들은 감정 조절과 자기 인식 능력이 점점 발달하는 시점에 있어요.
아이의 뇌에서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아미그달라)는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논리적으로 불안을 조절해주는 전두엽(이성적인 사고 부위)은 아직 미성숙하죠.
결과적으로,

  • "엄마가 눈앞에 없으면 다시 안 올 수도 있어"
  • "혼자 남겨지는 건 무서운 일"
    과 같은 상상 속 공포를 현실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에요.

게다가 이 시기 아이는 시간 개념이 미약해서,
‘엄마가 언제 돌아오는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요.
그래서 헤어짐을 '영원한 이별'처럼 느끼는 경향도 강하답니다.

발달심리학에서 본 분리불안
심리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의 애착 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0~6세 사이에 형성된 주요 양육자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기본 신뢰감을 갖게 된다고 해요.
분리불안은 이 애착 관계가 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즉,

  • 엄마를 신뢰하고,
  • 엄마가 나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걸 알고,
  • 그래서 엄마가 없어질까 봐 불안한 것이죠.

이 시기에는 분리불안을 겪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애착 형성의 과정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아요.
단, 이것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경우엔 부모의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래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어요

  • 어떤 아이는 엄마와 떨어질 때는 울지만 금세 친구들과 놀며 적응하고,
  • 어떤 아이는 등원 후에도 눈물을 보이고 불안을 지속하기도 하죠.

이건 기질(temperament)의 차이로,
낯선 상황에 민감한 아이일수록 분리불안을 더 강하게 경험할 수 있어요.
따라서 내 아이가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
타고난 기질과 발달 단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분리불안은 단순히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고집'이 아니라,

  • 아이의 애착이 잘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 새로운 환경과 감정에 적응해가는 심리적 훈련 과정이며,
  • 부모의 안정된 반응을 통해 더 큰 정서적 자립심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이의 특징은?

표현은 서툴지만 감정은 깊어요.   
43개월이면 말은 어느 정도 하지만, 여전히 자기 감정을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엔 서툰 시기예요.  
그래서 불안을 “엄마 같이 있어줘”나 “나 유치원 안 갈래” 같은 행동으로 드러내요.

일시적인 후퇴도 나타나요.   
이미 스스로 하던 일(혼자 밥 먹기, 화장실 가기 등)을 갑자기 “엄마 해줘~” 하기도 해요.  
이건 퇴보가 아니라, 불안을 다루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라고 해요.

아이의 불안 표현, 존중해줘야 해요.   
“그만 좀 울어!”, “안 가면 안 돼!” 같은 말보다  
“엄마도 너랑 떨어지기 싫어. 하지만 엄마는 꼭 다시 와.” 같은 감정 공감이 우선이에요.

 

엄마 껌딱지 된 43개월 아이, 분리불안 시기 행동과 부모의 대처법

 

분리불안, 이렇게 대처해보세요

1. 작별 인사는 짧고 확실하게  
헤어질 때 “잘 다녀와~” 하고 웃으며 말하고, 뒤돌아서는 게 중요해요.  
너무 길게 안아주거나, 아쉬워하면 아이의 불안이 커져요.

2. 다시 만나는 시간 약속하기  
“엄마는 ○○ 끝나고 꼭 데리러 올게.”처럼 아이에게 다시 만날 구체적인 약속을 해주세요.  
예측 가능한 구조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3. 유치원 이야기를 ‘긍정적 감정’으로 연결해주기  
“오늘은 어떤 친구랑 놀았어?”  
“그 친구랑 또 놀 수 있겠네~ 좋겠다!”  
아이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주면 불안이 줄어요.

4. 엄마와 특별한 ‘단둘 시간’ 만들기  
하루 10분이라도 아이와 1:1로 온전히 눈 맞추고 놀아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시간이 쌓이면 아이는 “엄마는 날 절대 잊지 않아”라는 확신을 갖게 돼요.

 

 

부모도 흔들릴 수 있어요

아이의 분리불안을 마주하면  
부모도 마음이 무너지고,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이걸 견디는 게 맞는 걸까?” “억지로 보내야 하나?” 하는 죄책감도 들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아이의 불안은 부모를 탓하는 게 아니라, 엄마를 너무 사랑해서 생기는 감정이에요.  
그리고 이 감정은 제대로 공감받고 수용되면 스스로 조절하는 힘으로 자라납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독립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고,  
엄마와의 애착을 재확인하고 싶은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우리도 그런 시절이 있었겠죠.  
새 교실, 새 친구, 낯선 공간에서  
‘내가 믿는 사람’이 안 보이면 얼마나 외롭고 불안할까요?

그러니 오늘도 아이에게 말해줘야 해요.  
“엄마는 항상 여기 있어.”  
“이따 꼭 다시 만나.”  
“너는 잘 해낼 수 있어.”

아이의 분리불안은 성장의 일부이고,  
엄마의 품은 아이가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이륙장 같은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