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5. 13.

    by. 동그리맘09

    육아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시기 중 하나가 바로 ‘무언가를 떼야할 때’인 것 같아요.  
    젖병, 기저귀, 그리고 그중에서도 제게 가장 어려웠던 건 쪽쪽이(공갈 젖꼭지) 떼기였어요.

    사실 저희 아이는 쪽쪽이에 대한 집착이 거의 없는 편이었어요.  
    신생아 시절부터 사용하긴 했지만, 잠깐씩 쓰는 정도였고,  
    없어도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이 아이는 쪽쪽이 떼기도 수월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저는 아이가 불편해하지 않도록 천천히,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받지 않는 선에서 쪽쪽이를 줄여가려고 마음을 먹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놀랍게도 쪽쪽이를 뗄까 말까 고민하던 시점부터 아이의 집착이 폭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갈 젖꼭지, 도대체 언제 떼야할까요?

    공갈 젖꼭지는 아이에게 단순한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신생아기에는 강한 빨기 욕구(sucking reflex)를 충족시켜 안정감을 주는 심리적 위안 수단이자,
    낯선 환경과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시기에는 자기 조절(self-regulation)의 한 방식으로도 작용해요.
    그래서 처음 사용하는 시기엔 오히려 신경 발달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수면 유도, 감정 진정, 심지어 SIDS(영아돌연사증후군)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죠.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뇌와 정서 발달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공갈 젖꼭지는 점차 필요 없는 습관성 의존물로 바뀔 수 있어요.
    이때부터는 사용 시점보다 ‘끊는 시기’와 ‘방법’이 훨씬 중요해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대한소아치과학회: 12~18개월 이내에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이상적
    • AAP(미소아과학회): 늦어도 만 2세 이전에는 끊는 것이 바람직하며, 3세 이후까지 지속될 경우 치열·발음 문제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
    • 소아정신과 전문의: 감정 대체 수단(예: 인형, 손, 말 등)을 통해 이별 과정을 도와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음

    공갈을 오래 사용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바로 치열과 발음 문제예요.
    쪽쪽이를 오래 물고 있을수록 위턱이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앞니 사이가 벌어지는 개방교합(open bite)이 발생할 수 있고,
    입을 닫은 상태로 말을 연습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언어 발달 지연도 우려되는 요소 중 하나예요.
    입안에 무언가를 물고 있다 보면 말하거나 소리를 내는 시간이 줄고,
    이는 결과적으로 말 트는 시기 자체를 늦출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면 의존성이에요.
    잠을 자기 위해서는 쪽쪽이가 꼭 필요하다는 습관이 생기면,
    쪽쪽이 없이 잠드는 능력(자기 수면력)을 키우지 못해
    밤중에 자주 깨거나 다시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결국 공갈 젖꼭지는 '나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까지 잘 쓰고, 자연스럽게 떠나보내야 하는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듯, 12~18개월 사이는 아이의 정서 발달과 위안 행동 대체가 가능한 이상적인 시기입니다.

    만약 이 시기를 지나 24개월, 30개월을 넘기게 된다면
    아이가 쪽쪽이를 감정적으로 소유하기 시작하고,
    단순 습관이 아닌 자아의 일부처럼 여기는 상황으로 바뀔 수 있어요.
    이 단계에 들어가면 아이와 쪽쪽이와의 이별은 훨씬 더 어렵고 정서적으로 충격도 커질 수 있어요.

    저도 바로 이 시기를 넘기고 나서 '지금이라도 떼야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진짜 전쟁이 시작됐어요.
    늦게 시작해서 더 오래 걸렸고, 아이도 저도 더 많이 힘들었어요.

    공갈 젖꼭지 언제 떼야 할까? 늦으면 생기는 문제와 전문가 권장 시기

     

    “집착 없어서 나중에 떼면 되지~” 했다가 큰코다친 이야기

    저는 정말로 아이가 쪽쪽이에 크게 의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밤잠이나 낮잠 모두 공갈 없이 자는 날도 있었고,  
    어느 날은 찾지도 않고 그냥 넘어가는 날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줄이다 보면 언젠간 뗄 수 있겠지,  
    굳이 스트레스 줄 필요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24개월을 지나면서부터 갑자기 쪽쪽이에 집착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루 중 특정 시간마다 꼭 물고 있어야 하고,  
    잠자기 직전에는 없으면 울고불고 난리였어요.

    정말 느꼈죠.  
    “아… 이럴 줄 알았으면 18개월쯤엔 떼는 건데…”  
    “이제는 내가 늦어버렸구나…”

    그때부터는 쪽쪽이를 보는 제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있으면 좋은데, 떼야할 것 같은 불안감’,  
    ‘근데 떼려니 아이가 힘들어할까 봐 미루는 마음’  
    정말 하루하루 고민이었어요.

     

     

    26개월에 쪽쪽이를 뗐습니다 (그리고 꽤 고생했어요)

    26개월이 되고 나니, 슬슬 아이의 발음도 시작되고,  
    유치가 자라는 모습도 눈에 보여서  
    “이제 진짜 쪽쪽이는 졸업해야겠다” 결심했어요.

    첫 시도는 밤잠이었어요.  
    자기 전에 슬쩍 공갈을 빼두고,  
    “쪼쪼가 어디 갔지?” 하고 장난치듯 넘어가 보려 했어요.

    하지만 아이는 바로 알아차리고  
    “쪼쪼!! 쪼쪼!!”  
    하고 소리치며 울기 시작했어요.

    그날 밤부터 매일 밤 울고, 안 자고, 다시 찾고, 소리 지르고...
    결국 저는 다시 쪽쪽이를 꺼내 주고 말았어요.  
    몇 번을 그런 밤을 반복하니까,  
    저도 아이도 모두 지쳐갔어요.

    결국 저는 결단을 내렸어요.  
    쪽쪽이를 아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완전히 없앴고,  
    “이제 쪼쪼는 안 쓰는 거야. 우리 다른 방법으로 자 보자”라고 설명해 줬어요.

    처음 3일은 정말 힘들었어요.  
    그러다 점점 울음의 시간도 짧아지고,  
    5일째쯤엔 다른 인형을 안고 자더니 쪽쪽이 없이 잠드는 데 성공했어요.

     

     

    공갈 젖꼭지 떼는 팁 – 우리 아이는 이렇게 했어요

    1. 쪽쪽이 줄이기는 낮잠부터 시작!
    낮잠은 밤잠보다 덜 민감해서 시도해 보기 좋아요.  
    처음엔 쪽쪽이 없이 잠드는 걸 시도하고,  
    성공하면 조금씩 밤잠도 적용해 보는 방식이 효과적이었어요.

    2. 쪽쪽이와 작별식 놀이 해보기
    쪽쪽이를 인형처럼 의인화해서 “이제 쪼쪼는 쉬어야 한대~ 잘 가~” 하며 작별 인사를 해보세요.  
    아이들도 ‘이제 안 쓸 준비’를 심리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돼요.

    3. 대체 위안을 꼭 준비하세요.
    쪽쪽이 대신 인형, 블랭킷, 손잡기, 엄마의 노래 같은  
    다른 위안 수단을 함께 연습해 두면 훨씬 수월하게 넘길 수 있어요.

    4. 부모의 결심이 가장 중요해요.
    아이보다 부모의 흔들림 없는 태도가 더 중요했어요.  
    울음에 흔들리지 말고, ‘안 돼’라는 메시지를 안정감 있게 반복하는 게 포인트였어요.

     

     

    지금 쪽쪽이를 떼야 하나 고민 중이라면…

    만약 지금 쪽쪽이를 뗄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저는 “아이의 집착이 생기기 전에 시작하는 걸 추천”드려요.  

    그게 12개월이든, 18개월이든,  
    아이마다 다르지만 타이밍을 놓치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쪽쪽이를 떼는 게 사랑을 끊는 게 아니”라는 걸 아이에게 계속 보여주는 거예요.  
    안아주고, 토닥이고, 같이 있어주는 걸로  
    쪽쪽이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걸 말이에요.

    쪽쪽이를 뗀다는 건,  
    단순히 플라스틱 조각 하나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아이의 습관과 감정, 심리적인 의존을 이해하고 이별하는 일이더라고요.

    우리 아이도 힘들었고,  
    저도 엄청 지쳤지만,  
    지금은 “쪽쪽이가 뭐였더라?” 싶을 정도로 잘 자고 있어요.

    그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늦었어도 괜찮아. 결국 잘 해낼 거야.”